W. 잔치국수

부존재의 아쿠아리움

이곳은 터널형 아쿠아리움입니다.
단, 이곳에 물고기는 없습니다.
열대어 대신 당신을 괴롭히는 환영들이 유영하고 있습니다.
그리웠던 기억들, 포기한 꿈, 잊을 수 없는 실수들이 형체가 되어 물결에 일렁입니다.

그래도 조금 걸을까요,
서로, 헤엄치는 것에 대해 얘기합시다.

GM
하루노 '베드로' 유키
PC
히데오카 '요한' 야마토
2026-02-13
[雪痕蛇誘] 부존재의 아쿠아리움

[雪痕蛇誘] 부존재의 아쿠아리움

나는 가끔 숨이 끊어지기를 바란다
또 가끔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내가 그것이고, 그것이 나이기에
그렇게 오늘도 피칠갑을 한 채 살아간다
죽지 않은 기억 속에서
이야명, 「사라지지 않는 것」
Call of Cthulhu 7th FanMade Scenario
「부존재의 아쿠아리움」
Written by. 잔치국수
KPC 하루노 '베드로' 유키
PC 히데오카 '요한' 야마토

Date. 2026.02.13
-
당신은 눈을 감고 있습니다.
어둠 속은 조용합니다. ...아니, 조용했을 겁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하루노 유키
...님...
...오카 님.
히데오카 님!
누군가의 목소리에 눈을 뜨면...
당신의 익숙한 파트너와 함께, 낯선 공간에 서있습니다.
하루노 유키
"히, 히데오카 님. 괜찮으세요?"
히데오카 야마토
느릿하게 눈을 깜빡거리다가...
"여긴 어디지?"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은 터널형 아쿠아리움입니다.
길게 이어진 터널형 아쿠아리움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안내판], [수조] 정도 뿐입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주변을 한 번 살피며 이곳의 대략적인 지형을 파악한 후 다시 눈 앞의 어린 신부를 바라봅니다.
알고 있는 것이 있냐는 눈빛.
하루노 유키
"그, 거, 걱정했어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셔서..." 그새 울었던 건지, 뺨을 따라 눈물 자국이 있습니다.
몇 번 눈가를 손등으로 닦고는...
하루노 유키
"모, 모르겠어요. 저도 갑자기 일어나보기 여기였어요."
"옆을 봤는데, 히데오카 님이 계시길래..." 눈가에서 튀어나오려는 감정을 누르기 위해 입을 꾹 다뭅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그 말에 한숨을 작게 내쉬어요.
먼저 일어나서 손을 내밉니다.
하루노 유키
"괘, 괜찮으시겠어요?"
머뭇이다가...히데오카의 손을 잡고 조심히 일어납니다.
낯선 공간에서 의지할 것은 눈앞의 히데오카 뿐이네요.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도 일어나면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아줍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여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안내판으로 향해볼게요.
하루노 유키
...사실, 자신과 닿는 것이 괜찮냐는 물음이었지만요.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혹시나 놓칠까, 히데오카에게 붙어 함께 살핍니다.
[안내판]
「에클레시아 전시관」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런 아쿠아리움, 이런 전시관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하루노 유키
...옆에서 고개를 기우뚱, 합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처음 듣는 곳인데..."
일본이나 이탈리아가 아닐 가능성도 생각해봐야겠네요.
당신의 팔뚝을 감싸 끌어당기며 수조를 봅니다.
하루노 유키
...제법 순순한 태도입니다. 오히려 주변에 겁을 먹고 붙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수조]
스테인드글라스에 부딪힌 것처럼 형형색색의 빛무리가 쏟아집니다.
어두운 조명과 더해져 꼭 교회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푸르게 일렁이는 물결이,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수조를 보고 있는 전원, 관찰 판정.
히데오카 야마토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실패
하루노 유키
CC<=40 [ 관찰력 ]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8 > 78 > 실패
이곳에는 물고기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어떠한 생태계도...
히데오카 야마토
"흠."
"물고기는 좋아하니, 유키."
하루노 유키
"무, 물고기요?"
"시, 싫어하지 않아요."
히데오카 야마토
"하지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노 유키
"..." 자신이 호불호를 논할 수 있는 존재인가요? 잠시 히데오카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하루노 유키
"...자, 잘 모르겠어요."
"...히데오카 님은요?"
히데오카 야마토
"그럼 돌아가면 아쿠아리움에 가보는 것도 좋겠구나."
하루노 유키
"..."
손톱 끝을 딱, 딱 뜯습니다. 분명, 기뻐야 할 일인데...
하루노 유키
...왜, 미래를 논하는 것은 이토록 두려울까요?
하루노 유키
일전, 로마에서 당신의 죽지 말라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하루노 유키
돌아가서도, 함께일 수 있을까요?
하루노 유키가 멍하니 수조를 보고 있던 그때,
무언가 스쳐 지나갑니다.
작은 공기 방울.
...거기에는 누군가가 과거에 두고 온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아마도 당신에게 익숙할, 어떤 하운드의 얼굴이네요.
공기 방울 속 하운드는 웃고 있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
고개를 기울이며 삐뚜름하게 웃습니다.
좋아, '그런' 전시관이라고.
이런 건 처음 겪지만 그렇다고 놀랍진 않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단지 기분이 나쁠 뿐.
다른 곳으로 향하는 통로는 없을까요?
두리번...
히데오카 야마토, 지능 판정.
히데오카 야마토
CC<=65 지능(아이디어)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0 > 80 > 실패
과거는 이미 과거일 뿐입니다.
묘한 기분과 함께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앞으로 쭉 뻗어진 수조만 보일 뿐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겠습니다.
하루노 유키
"... ..." 멍하니, 수조를 보고 있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무엇이 보이니?"
하루노 유키
"..."
"...제, 친구요."
더 이상은 만날 수 없는.
자신의 실수로 놓쳐 버린.
히데오카 야마토
"계속 보고 싶어?"
하루노 유키
"...모르겠어요."
"...히데오카 님은, 무엇을 보셨어요?"
히데오카 야마토
"내 첫 번째 하운드."
덤덤하게 말하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나는 이 수조를 따라 걸어 갈 거야."
히데오카 야마토
"네 기억을 계속 보고 싶다면 여기 있어도 된단다, 유키."
하루노 유키
"..."
첫 번째 하운드. 그 말에 수조에서 시선을 거두고 히데오카를 바라봅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하루노 유키
히데오카 님. 저도 언젠가...당신의 공기 방울이 되어버릴까요.
무섭습니다.
"... ...같이, 같이 가요..."
하루노 유키
"...대신, 그..."
"...손만, 조금 잡아주세요..."
히데오카 야마토
"그래."
히데오카 야마토
하지만 손을 잡는 대신 당신의 허리를 감싸고 앞으로 향합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원하는 게 있다면 앞으로도 소리 내어 말하렴."
하루노 유키
...몸이 작게 떨리지만, 손길을 피하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것?
"... ..." 묻고 싶었지만, 묻지 못한 것.
"...첫 번째 하운드 분은, 어떤 분이셨어요?"
히데오카 야마토
"음. 완전 FM 그 자체였지."
히데오카 야마토
뭐... 나중 되어서는 환속을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식전 기도도 허투루 하지 않는 그런 신부였단다."
하루노 유키
"..."
히데오카 님과 잘 맞으셨을까?
하루노 유키
"...그..."
"...히데오카 님은요?"
"그 분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히데오카 야마토
"재밌는 친구였다고 생각해."
히데오카 야마토
"처음에는 딱딱했는데... 나중에는 인간미가 보였거든."
하루노 유키
"..."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걸 '재미있다.'고 느끼시는 걸까요?
문득, 히데오카의 눈동자를 바라봅니다.
꼭, 자신은 어떻게 비추어 지는지 알고 드려는 것처럼...
히데오카 야마토
눈을 접어 웃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그런 의미에서... "너도 재밌는 파트너란다."
하루노 유키
"그, 그런가요..."
여태껏 재미있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지만 말이에요.
웃는 표정에 귓가를 붉히고, 시선을 돌립니다.
수조에는 여전히, 과거의 기억이 떠다닙니다.
얼굴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가, 신학대에 입학하게 되는 장면.
...그 누군가가, 쓰러져 있는 장면.
히데오카 야마토
과거의 기억에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누군가가 쓰러져 있는 장면에는 흘긋, 보기도 했던 것 같지만...
그조차 곧바로 통로를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끄집어내진 기억을 보고 싶진 않군요.
히데오카 야마토
과거를 회상하는 건 오직 나의 의지로, 내가 원할 때 뿐이어야 합니다.
하루노 유키
과거의 기억에 눈을 돌립니다.
누군가와 함께, 수상한 자를 뒤쫓는 장면입니다.
하루노 유키
그 기억에 시선을 응시합니다.
하루노 유키
누군가에 의해서 끄집어내진 기억이라도, 보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죄를, 잘못을, 손끝으로 더듬습니다.
하루노 유키
"... ..."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이 걸음을 멈추면 따라 걸음을 멈춥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동을 구경합니다.
하루노 유키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겨 기억 앞에서 섭니다.
쓰러져 있는 두 사람. 구하지 못한 동료이자 친구.
수조를 손끝으로 더듬다가...주먹을 쥡니다.
인간은 흔들립니다. 그래서 신을 찾습니다.
하루노 유키
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데, 누구를 찾아야 할까요?
저는 구원 받을 수 있나요?
하루노 유키
천천히, 시선을 히데오카에게 옮깁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구경은 다 했니."
하루노 유키
"..."
"...히데오카 씨는..."
"...어떻게, 그렇게 강할 수 있으세요?"
히데오카 야마토
"하하, 나는 강한 게 아닌데."
하루노 유키
"..." 자신의 눈에는, 무척이고 강해보이는데.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기울입니다.
"...히데오카 님도, 두려워하는 게 있으세요?"
히데오카 야마토
"두려워 하는 것..."
"있지, 당연히."
하루노 유키
"...감히, 제가 여쭈어 봐도 되나요?"
히데오카 야마토
"일전에도 말한 적 있는 것 같은데."
히데오카 야마토
"죽지 마렴, 베드로."
하루노 유키
"... ..."
그때도, 지금도...대답할 수 없습니다.
망설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물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고작, 제가 히데오카 님의 두려움이 되어도 되나요?"
히데오카 야마토
"..."
"베드로, 사람은 평등하다고 배우지 않았니."
"고작이라는 건 없단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하루노 유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죽는다면 무심히 지나가겠죠.
히데오카 야마토
하지만 이걸 하루노 유키에게 설명하는 건 아직 이른 일인 것 같아서.
히데오카 야마토
우선 본인이 '인간'임을 받아들이게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노 유키
"...저는, 죄인이니까요."
신께서는 모두를 보살펴 주시지만, 자신은요?
...감히, 자신이 구원을 바라도 될까요?
시선이 히데오카에게 옮겨 붙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그래, 인간은 모두 죄인이지."
하루노 유키
인간이라는 단어는, 자신에게 너무 사치스럽지 않은가요.
인간도, 천사도, 악마도 아닌 나는...대체 무엇일까요.
"...좀 더 걸어요."
이내, 과거에서 눈 돌립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하지만 다시 걷지 않고, 대신 손가락으로 당신의 턱을 듭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베드로 신부님, 신부님은 여전히 신부님이십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파면 당하지 않았다는 건, 아직 신의 아들 중에서도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라는 거죠."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이 입고 있는 그 수단의 무거움을 기억하시길, 형제님."
무표정으로, 하지만 나긋나긋한 말투로 당신을 어르고는 몸을 돌려 앞으로 다시 나아갑니다.
하루노 유키
"..."
하루노 유키
손바닥으로 목을 문지릅니다. 손끝에 하네스가 닿습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 신에게서 벗어난 자.
...히데오카의 말을 듣고, 조금 슬펐을까요? 아니면 기뻤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고, 히데오카를 따릅니다.
과거의 기억들로부터 눈을 돌리며, 나아갑니다.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모퉁이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꺾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이 따라오든 말든, 오른쪽으로 향합니다.
하루노 유키
"자, 잠시만요! 히데오카 님!"
안절부절한 목소리가 뒤에 따라붙다가...
당신의 손과 손을 겹칩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이 먼저 제 손을 잡으면 그제서야 돌아봅니다.
"네, 형제님."
하루노 유키
"그, 으..."
"펴, 평소처럼 불러주세요..." 새빨개진 얼굴로 안절부절 못합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제가 형제님을 편하게 부르니 형제님이 본인의 지위를 잊으신 듯 해서."
하루노 유키
"히, 히데오카 님..." 조금 울먹였던 것도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고 앞을 보면.
지금까지와의 다른 분위기의 터널형 아쿠아리움입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여전히 출구가 나오진 않네."
히데오카 야마토
고개를 기울이다가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리면서,
"내가 다시 형제님으로 부르지 않게 평소에도 네 몸을 아끼렴, 유키."
하루노 유키
"...네, 네에...히데오카 님..."
끄응, 앓는 소리를 냈던 것도 같습니다.
지금까지 다른 분위기에 주변을 둘러보면, [안내판], [수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또 나타난 안내판을 봅니다.
[안내판]
「데우스 전시관」
마찬가지로, 들어본 적 없는 전시관입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흐음..."
하루노 유키
옆에서 함께 기웃기웃 하며 안내판을 살핍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이번에는 어떤 기억이 있는지 볼까."
혹은 기억이 아니라 다른 게 있을 지도 모르지.
수조로 시선을 돌립니다.
[수조]
깜빡, 깜빡. 조그마한 빛군집이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만일 우주에 갈 수 있다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마찬가지로, 공기 방울에 누군가의 기억이 비칩니다.
...히데오카 야마토와 하루노 유키입니다.
카페에 앉아, 무언가 먹고 있습니다.
히데오카의 손에는 커피가, 하루노 유키의 손에는 핫도그가 들려있습니다.
기억을 본 히데오카 야마토, 지능 판정.
히데오카 야마토
CC<=65 지능(아이디어)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보통 성공
지능 판정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성 판정합니다. (1/1d3)
히데오카 야마토
CC<=60 이성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히데오카 야마토
1D3
(1D3) > 2
시스템
[ 히데오카 야마토 ] 이성 : 60 → 58
우리가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떠올린다면, 우리의 이성은 반드시 상처를 입습니다.
우리는 때로 망각을 망각합니다.
비교적 가까운 기억을 보자, 가슴을 울리는 감정이 있습니다.
하루노 유키
"...아, 이건..."
"...향수 가게의 기억이네요."
하루노 유키
작게, 미소 지었을지도요.
히데오카 야마토
"......" 제게는 없는 기억.
하지만... 그러고 보니, 로마에 다녀온 뒤 유키의 향이 달라졌던가요.
하루노 유키
기억 방울에서, 머스크 향이 났던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지금쯤은, 지워졌을까요? 자신의 손목을 들어 향을 맡아봅니다.
하루노 유키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하루노 유키
히데오카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향을 맡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
히데오카 야마토
제 품으로 들어오는 어린 양을 놓칠 순 없죠.
허리를 가볍게 감싸고 당신의 목을 깨뭅니다.
"이 머스크 향..."
"내가 사준 건가?"
하루노 유키
"힉!?"
얌전히 끌어당겨지고, 목에 닿는 감각에 흠칫 놀랍니다.
...기억하지 못하시는 건가?
하루노 유키
"... ...네. 제가 좋아하는, 향...이라서요..."
붉어진 귓가로 중얼거려요.
히데오카 야마토
목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잘근잘근 씹어대다가 만족하고 나서야 놓아줍니다.
분명 제가 포기한 기억이겠지만 역시 아쉽네요.
히데오카 야마토
"다 쓰면 또 사줘야겠네."
하루노 유키
왜, 왜애!? 겨우 품을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잔뜩 깨물어진 후였습니다.
꼭, 잡아먹히는 기분이 들었어요.
하루노 유키
"... ...네, 네에..."
회피하듯, 다른 기억에 시선을 옮깁니다.
거기에는... ...로마에서 페어링 하는 기억이 담겨있네요.
히데오카 야마토
"나는 여기 있는데, 자꾸 기억으로 시선을 돌리네."
"다시 볼 수 없는 존재도 아닌데 말이지."
뺨을 가볍게 감싸서 다시 저를 보게 만듭니다.
하루노 유키
"그, 그건..."
뺨에 열이 올라 따뜻한 온기가 닿겠네요.
머뭇이다가, 두 눈동자가 겨우 히데오카에게 닿습니다.
엄청난 용기를 낸 덕분에, 눈꼬리가 파르르 떨립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서운하게 말이야."
하루노 유키
그 말에 머뭇이다가...
"...서, 서운하셨...어요?"
히데오카 야마토
"그래."
"저때의 내가 더 좋았나 보지?"
하루노 유키
"아, 아뇨! 지금의 히데오카 님도 좋아요. 그러니까, 히데오카 님이 좋은..."
하루노 유키
"...아, 그! 저, 그런 말이 아니라...그러니까, 히데오카 님 자체로도 좋...그. 아니에요!"
말을 하는데도, 수습은 되지 않네요.
점점 얼굴이 붉어집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하하, 웃습니다.
"그럼 돌아갈까, 집으로."
하루노 유키
웃는 얼굴에, 안절부절 못하다 그만 눈을 감아버립니다.
"...네, 돌아가요."
삐그덕, 거리는 몸을 움직여 먼저 앞으로 나아갑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여유롭게 뒤따라 갑니다.
"나가는 길은 알고 있고?"
하루노 유키
"... ..."
끄응... 작게 앓았던 것도 같습니다.
결국, 당신의 곁으로 돌아와 다시 손을 잡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이제 곧잘 먼저 손을 잡는 당신이 기껍습니다.
당신과 발을 맞춰 걸어요.
길지도, 짧지도 않았던 기억들이 수조에 떠다닙니다.
그것들에 눈 돌리는 대신, 다시 볼 수 있는 존재와 함께 발 맞춰 걷습니다.
이윽고... 출구가 보입니다.
문 틈 사이로 빛이 보입니다.
하루노 유키
"..."
히데오카 야마토
"나가기만 하면 되는 건가."
"나가는 게 아쉬워?"
하루노 유키
질문에 망설입니다. 아쉬웠던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조금, 무서웠던 것 같아요."
과거의 기억도, 함께 했던 기억도.
하루노 유키
...출구 밖으로 나가, 새로운 기억을 보는 것도.
히데오카 야마토
"원한다면 여기 계속 있을 수 있어."
하루노 유키
"..."
하루노 유키
"히데오카 님이 원하지 않으시잖아요."
"그리고...아마도 저도요."
히데오카 야마토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그래."
"원하지 않는다면 나가야지."
등을 가볍게 밀어서 빛으로 함께 나갑니다.
하루노 유키
"..." 함께 나갑니다. 빛으로, 집으로.
길었습니다. 아쿠아리움도, 기억도.
기억들은 여전히 유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 앞으로 나아갑니다.
-
...또다시 어둠입니다.
손에는 누군가와 맞잡은 온기가 느껴집니다.
하루노 유키
"...히데오카 님!"
목소리에 눈을 뜨면...
익숙한, 둘의 집입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
"돌아왔네, 집으로."
히데오카 야마토
맞잡은 손을 끌어당겨 당신을 품에 안습니다.
"이런...어지러운 걸."
하루노 유키
어, 어? 얼떨결에 당신의 품에 안깁니다. 반사적으로 밀어내려 하지만...
"어, 어지러우세요? 괜찮으세요? 뭔가, 마실거라도..."
맞잡은 손을 꼼지락거립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그냥 조금만 이렇게 있을까."
하루노 유키
"... ..."
지금...이렇게 있는 건, 그래요.
안겨있고 싶어서가 아니라...어쩔 수 없이.
하루노 유키
어쩔 수 없는 일인겁니다.
몸의 긴장을 풀고, 당신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습니다.
과거의 기억, 함께했던 기억.
생각보다 피로감이 컸던 걸까요. 조금 졸음이 밀려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그런 당신의 등을 가볍게 토닥입니다.
과거를 반추하는 것은 생각보다 기력이 소모되는 일이죠.
당신이 잠에 들 수 있게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라틴어인 것 같은데......
어린왕자 이야기인가요?
히데오카 야마토
당신이 꿈을 꿔야 한다면 33번의 일몰을 보는 꿈을 꾸게끔.
히데오카 야마토
햇빛이 통과되고 있는 창문을 보면서, 시간을 흘러 보냅니다.
하루노 유키
...의미를 알 수 없는, 하지만 다정한 언어를 듣다보면...
이내 눈이 감깁니다.
잠들기 전, 조용히...
가지 마세요... 하고 중얼거렸던 것도 같습니다.
히데오카 야마토
네가 날 떠나지만 않는다면...
나도 널 떠나는 일 없을 거야, 베드로.
히데오카 야마토
선잠에 빠진 당신의 귓가에 대고...
속삭입니다.
햇빛은 머리 위를 지나, 천천히 아래로, 아래로 내려옵니다.
우리는 과거를, 함께 했던 기억을 잊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지금 이 순간만큼은, 함께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END1. 아쿠아리움의 끝.
「부존재의 아쿠아리움」 完